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타우타우 밀기: 뉴기니 전통의 단결력 시험 경기

by hongstorya 2025. 8. 4.

 

타우타우 밀기 경기는 뉴기니 고산 부족 사회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 단체 경기로, 커다란 목재 구조물을 밀며 팀워크와 지구력, 단결심을 시험하는 민속 스포츠이다. 주로 축제나 의례에서 행해지며, 공동체의 결속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 요소로 평가받는다.

뉴기니 고원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민속 스포츠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가 공유하는 거대한 섬, 뉴기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와 부족 문화가 존재하는 지역 중 하나다. 고산 지대에는 수천 년 동안 외부 세계와 거의 단절된 채 살아온 부족들이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관습과 의례, 공동체적 유희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타우타우 밀기(Tautau Pushing)’는 그 중 하나로, 거대한 목재 구조물을 힘을 모아 밀며 단결력과 공동체의 결속을 상징하는 전통 경기다. 이 경기는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마을의 축제나 성인식 등 중요한 공동체 행사의 일부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10명 이상이 한 팀을 이뤄 무게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타우타우(나무 토템이나 긴 원통형 구조물)를 일정 거리 이상 밀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조직력과 협동심, 지구력이 요구된다. 타우타우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조상의 형상’이나 ‘신령의 상징’을 본뜬 조각으로, 신성시되는 존재다. 타우타우 밀기는 경기이자 의례다. 경기 전에 부족장은 참가자들에게 축복을 내리고, 참가자들은 얼굴에 전통 문양을 그리고 몸에 진흙을 바르는 등 의식적 준비를 마친다. 이때 사용되는 색상과 문양은 부족의 정체성과 계급을 상징하기도 한다. 고산 부족 사회에서 타우타우 밀기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공동체 정신을 어릴 때부터 체득하게 하는 교육적 장치이기도 하다. 승패보다는 팀워크, 인내심, 질서의 유지를 중시하며, 실패하더라도 공동체 전체가 격려와 존중을 보내는 문화가 깃들어 있다.

 

타우타우 밀기의 방식, 상징, 그리고 문화적 구조

타우타우 밀기 경기는 수백 년의 전통을 가진 신체 활동이자 상징적 의례다. 오늘날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로 열리며, 신체적 경쟁보다는 공동체 정체성과 전통의 재현에 가치를 둔다.

 

1. 타우타우의 구조와 의미 타우타우는 보통 한 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 원통형 조각물로, 길이는 3~6m에 이르며 무게는 수백 kg이다. 표면에는 부족의 문양, 전설 속 동물, 조상의 얼굴 등이 새겨지며, 경우에 따라 조상신의 이름이나 구전 서사가 조각된다. 이 구조물은 일종의 ‘움직이는 신전’처럼 여겨지며, 이를 밀고 나아가는 행위는 ‘신과 함께 공동체가 미래로 나아간다’는 상징이 된다.

 

2. 경기 방식 경기장(보통 평평한 초지 또는 강변 모래밭)은 양쪽으로 100m 정도 길이이며, 두 팀이 각각 출발선에서 타우타우를 밀어 중심 지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기록된다. 팀원은 최소 10명, 최대 30명으로 구성되며, 미는 순서, 대형, 구호 등은 미리 협의하여 정한다. 경기 중간에는 전통 노래나 구호가 이어지고, 이 소리는 리듬을 맞추는 도구이자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한다.

 

3. 복장과 도색 참가자들은 대부분 상반신을 탈의하고, 얼굴과 가슴, 팔 등에 붉은 흙, 하얀 진흙, 숯가루 등으로 전통 문양을 새긴다. 이는 부족 간의 구별뿐 아니라 ‘신성한 몸’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상의 혼이 타우타우에 깃든다고 믿는다.

 

4. 여성과 아이들의 참여 밀기 경기는 주로 남성 청년층이 중심이지만, 여성과 아이들도 구호를 외치거나 장식을 돕는 방식으로 함께한다. 전통 음악, 춤, 음식을 곁들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을 전체가 공동 참여한다는 점이 타우타우 밀기의 핵심이다.

 

5. 현대적 전환과 관광 자원화 일부 뉴기니 지역에서는 관광축제 형태로 타우타우 밀기를 소개하며, 외부인에게도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과 현대가 결합되어, 관람용 타우타우 제작, 해설 프로그램, 체험 행사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타우타우 밀기는 ‘결속의 스포츠’다. 힘이 센 개인보다, 발을 맞춘 공동체가 더 멀리 나아간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타우타우 밀기: 공동체의 뿌리를 되새기는 의례적 스포츠

타우타우 밀기는 그 자체로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와 전통, 그리고 인간과 조상, 자연과의 관계를 상징하는 깊은 의례적 의미를 지닌다. 무거운 목재를 함께 밀며, 마을 사람들은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정신적인 결속을 확인하게 된다. 이 경기는 경쟁보다는 협동, 속도보다는 지속, 개별 능력보다 조화로운 움직임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뉴기니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성된 공동체 중심의 문화는, 타우타우 밀기를 통해 다음 세대에게 전해진다. 그것은 단지 힘을 겨루는 스포츠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몸으로 깨닫는 문화 행위다. 또한 타우타우 밀기는 전통 보존의 좋은 모델로 평가된다. 외부 관광객과 함께하는 방식 속에서도 정체성과 상징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의 원천이 된다. 세대를 이어 온 문양과 노래, 공동 구호는 이 경기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유산으로 만든다. 오늘날 점점 개인화되고 분절화된 사회에서, 타우타우 밀기가 주는 메시지는 더욱 강렬하다. 함께 밀고, 함께 넘어지고, 함께 일어서는 것. 이 단순한 행위 속에 담긴 공동체의 미학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인간다움을 다시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