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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다: 티베트 고원에서 전해지는 심신 단련 전통 스포츠

by hongstorya 2025. 8. 4.

 

란다는 티베트 고원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통 스포츠로, 유목민 사회의 강인함과 협동 정신을 단련하기 위해 고안된 집단 경기이다. 바위 굴리기, 언덕 오르기, 장거리 도약 등 자연 지형을 활용한 다양한 도전 과제를 포함하며, 공동체 의례와 결합해 사회적 단합을 상징한다.

고원의 정신과 체력을 담은 스포츠, ‘란다’의 기원

‘란다(Landa)’는 티베트 고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스포츠로, 유목민의 생활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된 심신 수련형 경기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공기가 희박한 고원 지대에서 생존하려면,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 공동체 간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었다. 바로 이러한 환경에서 ‘란다’라는 이름의 전통 경기가 형성되었고, 지금까지도 일부 지역에서는 의례적 행사나 축제의 일부로 이어지고 있다. 란다의 정확한 유래는 문헌상으로 뚜렷하게 남아있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동안 티베트 유목민들이 젊은이들의 강인함을 시험하고, 부족 간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열었던 경기로 구전되어 왔다. 대개는 승려나 마을 장로가 주관하며, 겨울이 끝나고 풀과 물이 돌아오기 시작하는 초봄에 대회를 열어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고 공동체의 안녕을 다지는 기회로 삼았다. 티베트 고원의 자연은 가혹하다. 날씨는 순식간에 바뀌며, 언덕과 바위, 차가운 물줄기와 메마른 지형은 인간에게 언제나 도전이었다. 이러한 환경은 란다를 단순한 운동이 아닌, ‘자연과 싸우며 나 자신을 단련하는 의례적 스포츠’로 만들었다. 현대 스포츠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지닌 이 경기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 인내, 예절,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수련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오늘날의 란다는 종교적 의례에서 떨어져나와 일부 학교나 문화재단을 통해 체험 형태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본질은 ‘고원의 전사 정신’을 이어가는 데 있다. 청년들은 이 경기를 통해 조상의 지혜를 배우고,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립해나가는 전통의 통과의례로 여긴다.

 

란다의 경기 방식, 구성 요소, 사회적 의의

란다는 하나의 경기라기보다는 다양한 체력 도전 과제로 구성된 종합 체육 의식에 가깝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며, 신체 능력뿐 아니라 정신적 수양, 협동심을 강조하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1. 주요 경기 구성 요소 란다는 보통 4~6개의 세부 과제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바위 굴리기(Lug Rda): 50~100kg의 바위를 정해진 경사면 위로 끌어올리는 경기로, 순수한 근력과 호흡 조절 능력이 요구된다. 고원 언덕 오르기(Yab Dro): 특정 지점까지 짧은 시간 내에 언덕을 오르는 경기로, 심폐지구력과 균형 감각이 핵심이다. 멀리뛰기(Gyab Khang): 평지에서 진행되는 전통식 도약 경기로, 모래나 흙바닥에서의 탄력을 이용한다. 물 징검다리 건너기(Ngo Sha): 차가운 계곡물 위에 놓인 바위를 이용해 넘어가는 경기로, 순발력과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가 중요하다. 목동의 외침: 경기 외에도 고음으로 멀리까지 소리치는 전통적 기술이 포함되기도 하며, 이는 집중력과 폐활량을 시험하는 방법이다. 2. 참가 방식과 규칙 참가자는 1인 경기와 팀 경기로 나뉘며, 보통 남성 청년층이 주류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여성이나 청소년도 포함하는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각 과제마다 평가 기준이 존재하며, 순위보다는 성취 여부와 공동체의 격려를 중요시한다. 3. 복장과 준비 참가자들은 전통 유목민 복장을 착용하며, 허리띠와 손목 보호대를 두른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절, 명상, 승려의 축복 등의 의례가 병행되어 정신적 집중력을 높인다. 4. 공동체와의 관계 란다는 단순히 ‘경쟁’보다는 공동체와 함께하는 ‘성장’의 의례로 여겨진다. 실패하더라도 조롱보다는 격려가 우선하며, 참가자의 노력은 공동체 전체의 긍지로 받아들여진다. 경기 후에는 공동 식사와 노래, 전통 춤으로 마무리하며, 단결과 화합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란다는 고원의 척박한 자연을 이겨내는 방식이면서, 그 안에서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인간의 지혜가 담긴 경기이다.

 

‘란다’의 계승과 현대적 전환 가능성

현대화와 도시화로 인해 전통 스포츠의 많은 부분이 사라지고 있지만, 티베트 고원의 ‘란다’는 그 깊은 정신성과 지역 사회의 애착 덕분에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대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경기지만, 티베트 문화 보존 운동과 세계적인 민속 스포츠 연구 흐름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티베트 현지에서는 문화 보존 재단이나 학교, 승원 중심으로 란다를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이 경기를 통해 조상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찾는 기회를 갖는다. 이는 단지 체력을 기르는 것을 넘어, 고원인의 인내와 절제, 공동체의 소중함을 몸소 깨우치는 계기다. 국제 무대에서도 란다는 ‘극한 환경 속의 민속 스포츠’라는 독특함으로 인해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나 전통 스포츠 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유럽과 아시아권에서는 란다를 테마로 한 전시, 다큐멘터리, 학술 세미나도 열리고 있으며, 이는 전통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란다는 경쟁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경기다. 누가 1등이냐보다 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이 정신은 현대의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다시금 되새겨야 할 귀중한 가치이기도 하다. 이제 고원의 메아리 속에서 울리는 전사의 호흡, 바위를 끌어올리는 손끝의 땀방울,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공동체의 따뜻한 눈빛 속에서, 란다는 다시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것은 단지 스포츠가 아니라, 하나의 삶이고, 기억이며, 고원의 정신 그 자체다.